기초학력 향상 방안을 고민하며 학생들을 관찰하다 보니, 학습의 출발선상에서부터 우리 학생들이 교육의 기회가 불균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복지는 교육의 기회를 균등하게 주는 것이다. 다음을 생각해보자.
우선 공부하는 학생은 두뇌의 기능이 중요하다. 그래서 아침 식사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뇌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삼기 때문에 아침 식사가 뇌의 기능을 좋게 하고, 만일 아침 식사를 거르면 뇌에 혈당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뇌 신경이 둔해져서 집중력과 사고력이 떨어진다고 연구 결과는 보고하고 있다.
하루 중 주요한 교과의 수업은 대부분 오전 시간에 이루어진다. 그런데 학습의 출발선상에 있는 아침부터 밥을 든든히 먹고 와서 두뇌가 활동하는데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고 있는 학생과, 아침 식사를 굶고 와서 지난 밤부터 10시간 이상 공복 상태에서 두뇌가 멍해져 있는 상태에서 수업을 시작하려는 학생은 분명히 준비 상태가 다르다.
이것이 기울어져 있는 운동장이고, 출발선이 다른 달리기 경주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가정 형편과 환경에 상관없이 필요하고 원하는 학생에게는 아침 급식을 주어서 모든 학생이 활기차게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기회균등이고, 진정한 복지라고 생각하였다.
최근 비정규직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서 조리사들의 365일 근무가 합의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물론 조리실무사나 다른 직종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지만 차차 하나씩 개선되리라 기대한다.
그 소식을 듣고 방학 중에도 돌봄교실에 나오는 아이들에게 밥을 챙겨 먹일 수 있는 개선 방안이 마련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봄이 원래 맞벌이 부부와 같이 가정에서 보호받기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돌보자는 의미 아닌가? 그런 돌봄의 가장 기본은 먹는 밥을 해결해 주는 것이다. 당연히 학교에서 밥을 먹여서 보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방학 중에 아이들을 점심시간이 되었는데도 그냥 보내야 하는 상황도 답답했고, 유치원의 경우에는 방학 중 점심을 마련하는 일이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니었다. 급식실에 인력이 앉아서 있는데도 법안 때문에, 예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새로운 정책을 시작하는데 모든 것이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예산과 여건만 따지지 말고 시작은 신청자부터 수익자 부담으로 시작하면 된다. 지금의 무상급식도 도시락을 싸 오던 시절에 그렇게 시작했다. 아침 식사도 지금도 이미 제공되는 우유에 빵 하나 더하는 간편식부터 시작하면 된다. 구체적인 방안은 세밀히 연구해서 다양한 방편을 마련하면 된다.
모든 일의 시작은 이것이 필요한 일인가 물어보고, 필요하다면 그래 해 보자는 의지의 문제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학생 복지의 기본인 아침과 방학 중 급식을 할 수 있는 때가 되었다고 본다. 그러니 전남이 전국 최초로 아침, 방학 중 급식을 앞서서 실시하자고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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