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前원내대표, 저축은행 사건 재판 모두진술 전문
상태바
박지원 민주당 前원내대표, 저축은행 사건 재판 모두진술 전문
  • 목포타임즈
  • 승인 2013.03.25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지원 민주당 前원내대표, 저축은행 사건 재판 모두진술 (2013년 3월 20일 오후 2시)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제가 오늘 이 법정에 선 것에 대해 재판장님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는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수석, 문화관광부장관, 비서실장 직을 역임했고 대북송금특검으로 4년여 간 인고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지난 5년간 저는 야당인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으로서, 원내대표로서 이명박 정부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사실 저는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10년간 검찰로부터 수차례 많은 수모를 겪었으며, 제 주위 분들까지 불과 1개월 전까지도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이명박 검찰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야당 탄압의 일환으로 저에 대한 엄청난 표적수사를 했지만 저는 국민을 보고 정치를 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검찰은 지난해 저축은행 비리로 저를 구속하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생면부지의 썬앤문 김성래 부회장은 옥중에서 ‘매일 검찰이 불러서 박지원에게 돈을 주었다는 진술을 하라고 해 자살을 해서라도 결백을 증명하고 싶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저에게 보내면서 강압수사에 대한 국회 법사위 차원의 청문회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의 변호인은 ‘박지원에 대해 진술하면 풀어준다고 하고 심지어 모 검사는 미래저축은행 사옥 15층에 직원 70~80명을 모아놓고 박지원에 대한 내용만 진술하면 미래저축은행은 해결된다는 공개강연을 했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실제로 제 지역구이며 고향인 목포와 진도에 소재한 모 소형조선소는 제가 기상청장에게 청탁했다는 사실무근의 이유로 서울중앙지검에서 몇 달간 조사를 받았습니다만, 이에 협조하지 않자 저와는 상관없는 혐의로 기소하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조선소는 이미 오래전에 부도처리가 되었습니다.
또한 제 친구 역시 ‘중앙지검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지만 한달 여 전에 무혐의 처리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저와 친구라는 이유로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서 6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하면서 저를 원망했습니다.

세간을 뜨겁게 했던 양경숙 사건만 하더라도 검찰이 저를 구속하기 위해서 이례적으로 사기사건을 대검 중수부에까지 배정하여 수사했지만 저의 혐의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양경숙 사건은 단순 사기사건으로, 1심 재판부에서도 그렇게 판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특가법알선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서 4년여를 살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어떻게 또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는 돈을 받겠습니까?

솔로몬 임석 회장은 김대중 정부 5년간 일면식도 없었습니다. 제가 옥고를 치르고 나와서 얼마 되지 않아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행정관의 소개로 2006년에 식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저에게 3천만 원을 줬다는 것입니다.
임석 회장은 “2007년에 동석한 사람은 밖에 있으라고 하고 제게 돈을 주었다”고 하지만 그 식당은 대단히 분주해서 방에 여종업원이 수시로 출입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감옥을 다녀온 제가 처음 만난 사람에게서 돈 보따리를 받아서 나올 수 있겠습니까? 이 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어떻게든 저를 망신시키려고 없는 사건까지 만들어내는 검찰의 태도에 한없는 연민의 정을 느낍니다.

또한 임석은 “2008년 목포에서 선거비용으로 2천만 원을 제 측근에게 줬다”고 하지만 그 측근이라는 사람은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만난 적도 없다고 분명하게 진술하였고 정황도 그러합니다.
그 뒤로 임석 회장은 지인을 통해서, 또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저에게 돈을 건네려고 했지만 제가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미 두 번이나 돈을 받은 제가 왜 거절하겠습니까?

보해저축은행 오문철 대표는 제 고향후배 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번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오문철 대표가 ‘목포 선거에서 저를 도왔다’고 해서 제가 ‘감사하다’고 말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저는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항상 주말을 지역구인 목포에서 보냅니다. 오문철 대표는 목포경찰서장 출신으로 당시 현직 총경과 함께 목포사무실로 찾아와서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3천만 원을 주었다’고 하는데 겨우 두 번째 만남에서 더군다나 저축은행이 문제가 되는 때에, 특히 지역구인 목포의 업체에서, 그것도 현직 총경 앞에서 돈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재판 과정에서 증인들의 진술과 함께 허위사실이라는 것을 입증하겠습니다.

보해양조 임건우 회장은 목포 향토기업인이지만 차 한잔 함께 마신 적이 없습니다. 다만 비행기 안에서, 목포출신 인사들의 모임에서 악수 정도만 한 사이입니다.

보해저축은행이 영업정지가 된 것이 토요일이어서 목포시장은 임건우 회장에게, 저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김석동 위원장은 “보해저축은행 영업정지는 예금인출 사태 방지를 위한 것이고, 튼튼한 모기업인 보해양조가 증자계획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증자가 되면 바로 영업 재개가 된다”고 했습니다. 목포시장이 임건우 회장과 통화한 결과 임건우 회장은 “증자를 하고 만약의 경우에도 모기업인 보해양조에서 책임을 진다”고 했습니다.

일요일에 목포시장과 저는 시도의원들과 함께 목포시청에서 피해자들을 만나 이런 사실을 설명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그 이후 금융위원장과 임건우 회장도 목포에서 같은 약속을 했고, 임건우 회장은 신문 광고까지 하면서 ‘꼭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약속한 증자가 되지 않아 피해자들이 많은 하소연을 했고, 저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임건우 회장에게 증자를 독촉하면서 전화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임건우 회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만났습니다.

임건우 회장 혼자서 제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는 ‘오문철 회장과 함께 제 방에 들어왔다’고 진술했습니다. 저는 손님이 오면 문 앞까지 마중하고 배웅을 하지만 오문철도, 그 누구도 동행한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흔히 국회 본관에 오면서, 특히 원내대표를 만나러 오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분들은 오바코트를 입고 오지만 기사가 있는 자가용을 타는 분들은 국회 내에 오바코트를 입고 들어오는 경우가 없습니다.
임건우 회장이 국회에 온 2011년 3월 9일 오후 4시경의 실외 온도는 영상 4℃이고 실내 온도는 22℃였습니다. 임건우 회장도 자가용을 타고 왔기 때문에 국회 내에 오바코트를 입고 들어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재판과정에서 구체적 사실로 검찰의 주장을 탄핵해 나가겠습니다.
임석, 오문철, 임건우씨가 저에게 금품을 주었다는 진술은 모두 사실과 다른 진술입니다. 그들이 검찰의 회유와 압박에 의해 허위진술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고 원통하기 그지 없습니다. 검찰로부터 새벽부터 밤중까지 얼마나 많이 끌려가서 강압을 받았는가, 검찰이 어떻게 회유했는가는 재판과정에서 밝히겠습니다.

이번에 구치소에서 받은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임석은 2012년 5월부터 올해 3월 초까지 120여 차례 이상 검찰에 소환 조사되어 끌려 다닌 것으로 나옵니다. 10개월 동안 120여 차례라면 한 달에 12번입니다. 한번 조사를 받으면 몇 시간은 기본이고 10시간 가깝게 조사를 받는 것인데 어느 누구라도 이런 상황을 견딜 수가 없을 것입니다. 검찰의 끊임없는 회유와 협박 때문에 할 수 없이 거짓 진술을 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썬앤문 김성래 부회장의 탄원서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명숙 前총리는 무죄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1심, 항소심, 대법원 모두 무죄였습니다. 그렇지만 한명숙 前총리가 입은 3년 2개월간의 고통과 정치적 손실은 엄청났습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의 진술에서는 궁박한 처지를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 등을 살펴야 한다. 곽영욱 前사장의 진술에서 일관성이 부족하고, 뇌물이 건네졌다는 당시 오찬장의 상황 등을 살펴볼 때 돈을 주고받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들며, 곽 前사장이 (자신의 횡령혐의에 대해) 검찰의 선처를 기대하고 허위사실을 진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습니다.

저도 검찰의 기소내용이 명백한 거짓이라는 사실과 저의 무죄를 입증하겠습니다.
재판장님께서 현명한 재판을 통해 저의 억울함을 풀어 주실 것으로 믿고,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목포타임즈/목포타임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