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여교사 집단 성폭행, “마녀사냥 시작, 피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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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여교사 집단 성폭행, “마녀사냥 시작, 피해 심각”
  • 정진영 기자
  • 승인 2016.06.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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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신안 불명예 사건 등 언급, “천사섬 신안, 명칭 내려야 하나?” / 무책임한 언론보도 부작용 … 해당지역 학생, 교사 패닉 2차 피해

전남 흑산도에서 있어서도 안 될, 도저히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3명의 몰지각한 지역 유지들이 자녀들의 학교 미혼 여교사를 집단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난 것.

사건 직후 여교사의 112신고 등 침착한 대응으로 3명의 성폭행범이 구속됐지만 예기치 못한 파장으로 확산됐다. 해당지역 학생과 교사, 지역사회에 2차 피해를 비롯한 마녀사냥이 되면서 피해 여교사의 신상털기까지 전개됐다. <목포타임즈, 호남타임즈 인터넷 6월 8일자 보도>

이 과정에서 종편 등 언론들의 무책임한 보도는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 여교사를 성폭행 피해자로 단정하고 보도했으며, 지명을 목포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있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제하고, 일부 언론 등이 목포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으로 보도한 것은 다분히 목포가 지역구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흠짓내기 위한 의도적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서울 매트로 구의역 사고로 19살 청년 사망, 묻지마 강남역 살인 사건, 수락산 여성 흉기 피살 등 민심이 혼돈할 때 신안 흑산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이러한 시선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도록 빌미를 줬으며, 이에 따라 신안을 비롯해 전라도를 폄하하는 등 다분히 의도적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퉈 보도된 중앙 언론과 인터넷 언론들의 보도는 취재 방법과 보도 등에서 중립성을 상실했으며, 언론윤리까지 저버린 것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흑산 주민들은 “언론사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마이크를 들여대며, 성폭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등의 상식이하의 질문을 했으며, 인터뷰를 했던 마을 주민은 앞뒤 생략하고 특정 부분만 보도됨에 따라 집을 나가지도 못하고 두문불출하며 사실상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고 언론의 형태를 지적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해당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언론사의 출입을 통제하는 사태도 이어졌다.

▲ 보호 받아야 될 피해자 언론에서 공개(?)

방송, 종편 등은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을 무차별적으로 앞 다퉈 보도하면서 보호해야 할 피해자 신분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등 무책임한 보도 관행을 보였다.

피해 여교사의 남친이 SNS에 올린 것으로 추측되는 글을 보도하면서 ‘용기 있는 결단’으로 치켜세웠지만 피해자의 인권은 보호하지 못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피해 여교사가 미혼 여성 교사라는 특성으로 신분 노출 방지, 추가 피해방지 차원에서 현장과 격리시키고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론과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교육부에 늦장 보고라는 질책들을 쏟아냈다.

이들은 사건 초기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기각한 사실에 대해서는 슬그러미 넘어갔다.

▲ 피해자와 인터뷰 대상자 마녀사냥(?)

방송, 종편 등 무차별적인 보도들은 일부 네티즌들이 마녀사냥을 하면서 심각한 2차 피해를 주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피해 여교사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돼 논란이 되고 있으며, 일부 네티즌들이 피해자인 여교사를 비방하는 악성 댓글도 달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 된다”고 밝혔다.

또 피해 교사뿐만 아니라 섬마을 성폭행과 관련해 인터뷰한 다른 도서, 벽지 지역 교사들까지 신상털기가 이어져 피해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른바 무식한 언론들 탓에 섬마을 등 도서, 벽지에 근무했던 여교사들까지 성폭행 피해자로 둔갑되고 있다.

▲ 근거 없는 보도, SNS 허위 정보 속출

흑산도는 육지와 달리 우리나라 행정구역상 최서남단 해역에 위치한 섬으로 육지에서 92.7㎞ 떨어져 있어 언론 취재가 쉽지 않는 특성으로 인해 일부 언론 등은 초등학교 홈페이지 지도 검색 등을 통해 사건을 유추하여 보도하면서 심각한 오보들을 쏟아내기도 했다.

방송, 종편 등에서 6월 초 무차별적으로 보도하면서 정작 보호해야 할 피해자를 전국에 공개적으로 알렸으며, 일부는 학교 홈페지 등을 참조, 엉뚱한 사람을 피해자로 지목해 피해를 주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남교육청은 바로 학교 홈페이지 교직원 소개 페이지를 폐쇄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이미 엉뚱한 교사에게 피해를 준 후였다.

또 SNS상 신안지역을 매도하는 글들이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으며, 신안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 제품들을 이용하지 말자고 부추기는 글도 늘고 있다.

▲ 과거 신안 불명예 기사들까지 언급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사건은 사건 자체에서 끝난 것이 아니었으며, 과거 신안군의 불명예 사건들까지 언급되고 있다.

SNS상 D씨는 “신안군수가 정치선거법 위반에 2명의 가정주부와 불륜에 가정까지 파탄시켜 언론통제하고 항의하는 언론사 기자에게는 대놓고 욕설까지 전라도 신안사람들아 너네는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운 걸 모르지”라는 글을 남겼다.

또 SNS 글에서는 신안 염전 노예사건 등 과거 신안군에서 일어났던 불명예 사건들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

▲ 섬마을 출신들의 항변

무차별적인 언론 보도에 대해 섬마을 출신들의 항변도 이어지고 있다.

SNS를 통해 A씨는 “나는 그 죽일 놈들이 못된 짓을 한 그 섬마을 중 하나인 신안 임자도에서 태어났다. 내가 태어난 곳이 악마의 섬이란 말인가? 그 놈들과 함께 씨부리는 개 쓰레기들은 일부 언론들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수장시켜야 할 대상을 신안군 섬으로 기정하고 소설 쓰듯 북치고 장구치며 온갖 루머를 생산해 내고 있다. 그 놈들이 저지른 범죄 행위를 신안군이 사과하는 것은 이 또한 무슨 경우란 말인가? 마치 신안군에서 도덕 교육이라도 시켜야 하는 의무라도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왜 이 사건으로 신안군이 욕을 먹는가? 처음부터 사건 지역을 흑산도라고 명기 했으면 됐을 것을 빙빙 돌려 신안으로 범위를 확대시키는 것은 또 무슨 경우 인가? 흑산도가 금기어라도 되는가? 국가에서 벌어진 그 모든 범죄를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을 내 평생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다. 죽일놈들은 신안이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그놈들이다. 딱 거기까지다”라고 밝혔다.

B씨는 “해당 섬지역이 아닌 아이들까지도 이미 피해는 확산되고 있다”며, “5학년 아들이 얼마 전에 묻더라구요, 섬에 사는 사람은 다 나쁜 사람이냐”고, “저희 애들마저 죄인으로 몰아가는 언론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신안 전체가 악마의 섬이라니”라고 올렸다.

C씨는 “신안에서만 처음 일어난 일인가요? 타지역은 더 심한 사건이 터져도 지역까지 싸집아 매도 안하잖아요. 잘못된 건 당연히 바로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지역성까지 비판한다는 건 아닌 듯 싶네요”는 글을 남겼다.

/정진영기자

<목포타임즈신문 제179호 2016년 6월 15일자 01면>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목포타임즈신문/호남타임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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